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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언어 습득과 외국어 학습

by 세상을비추는빛 2022. 6. 18.

한국의 영어교육의 열정은 그 어느 나라에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본다. 지인의 4살 아들은 강남의 모 영어유치원에 다니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스스로 간 게 아니라 부모에 의해 보내진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백만 원이 훌쩍 넘는 교육비와 교육비가 있다고 해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기를 걸어놓아야 한다고 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속으로만 생각하였다. 한국의 영어 공교육만으로는 과연 안 되는 것인가. 공교육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언어교수 방법이 지금도 뭔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직도 시험 위주, 이해하는 영어로만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것인가. 답답한 마음이 든다. 무엇이 이 긴 시간 동안 한국의 엄마들이 아이를 영어의 사교육을 현장으로 몰고 가게 하는 것인가.

좀 오래된 방송이지만 KBS 스페셜에서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서 방영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 어쩌다 어른에서는 '우리가 영어에 유독 취약한 이유' '한국인의 공부법은 잘못됐다'라는 주제로 황농문 교수의 강연이 방영되었다. 답은 알고 있다. 영어도 운동처럼 말하기를 연습해야 한다는 것. 의외로 너무 단순하다. 한 번 체득한 자전거와 수영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몸이 기억하고 있다. 같은 원리인 것이다.
그럼, 모국어인 제1언어는 어떻게 습득되는가.

제1언어의 습득


제1언어는 모국어와 같은 의미다. 그러므로 모국어인 제1언어는 학습자가 태어나면서 부모로부터 얻어지는 언어를 말한다. 학습자의 의도는 필요 없다. 가정 안에서 부모와 함께 살면서 듣고 배우기 때문에 그냥 얻어지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의사소통을 위해 수많은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이다. 제1언어는 출생하면서 상당히 많은 시간적 여유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조급할 필요도 없고 시간이 갈수록 가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집단속으로 들어가 습득된다. 또한 언어뿐만 아니라 제1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문화도 배우게 되고 그 경험들 속에서 자신의 세계관도 형성하게 된다. 언어의 오류가 발생해도 다양한 방법으로 신속하게 피드백이 이뤄질 수 있고 신속하지 않더라도 결국은 자신이 오류를 알게 된다.
그럼, 제2언어의 습득은 어떠한가.

제2언어 습득


제2언어가 외국어인가. 제2언어 습득과 외국어 학습을 같게 보기는 어려운 상황적인 측면이 있다. 제2언어는 자신이 거주하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의사소통을 위해 그 사회의 언어를 습득하게 되고 그 언어를 습득해야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생각하면 되겠다. 마찬가지로 미국이나 외국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국인 교포를 떠올려도 좋겠다. 그러므로 제2언어는 일상의 의사소통을 통해서 달성되게 된다.  즉, 제2언어의 습득은 체계적이고 의도적으로 조정하려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럼, 외국어 학습은 어떠한가.

외국어 학습


제2언어와는 다르게 외국어는 의도적인 목표와 더불어 자료가 제공된다. 그리고 교수 시 학습자의 각종 배경지식의 활용이 중요하다. 외국어 학습은 계획된 학습방법에 따라서 학습한다. 그리고 외국어 학습은 배우는 시기가 대부분 늦고 배우는 동기도 다르다.  단지, 취미로 그 나라의 언어로 된 드라마, 영화, 가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 도움을 받길 원할 뿐 반드시 누군가와 의사소통으로 연결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학습도 학습자가 속한 사회집단 내라기보다는 인위적인 학습집단 내에서 이루어진다. 학습 시 언어의 입력과 사용을 본인이 통제하기보다는 통제당하거나 한다.


한국에 살면서 제2언어 습득처럼 영어 습득을 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 지금도 영어 콘텐츠 하나만으로도 이슈가 되어 관심을 끄는 시대에 살면서 영어를 외면하기란 쉽지 않은 거 같다. 유튜브만 보아도 영어학습에 관한 채널이 넘쳐난다. 그리고 영상들을 보면 외국어인 영어를 제2언어 습득처럼 체화하기 위해 노력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한국 공교육에서는 해준다면 한국 엄마들의 영어 사교육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가만히 앉아서 공교육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한국의 엄마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가정 안에서 제2언어 습득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있고 이미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흥미로운기 것은 엄마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데도 말이다.
최초의 학교는 가정이었다고 한다.  학교라는 교육제도가 생긴 것이 아주 오래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 전에는 모든 교육이 가정에서 이루어졌다.  영국의 산업혁명 때 공장으로 출근해야 하는 부모의 빈자리를 대신할 장치가 필요했고 그렇게 아이들을 모아 시작된 것이  학교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가정에서도 모든 교육이 불가능한 법이란 없는 것이다.   요즘 여러 지인의 자녀들이 홈스쿨로 전환하여 십 대에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보고 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의 학교가 어떻게 변화할지 마음의 준비와 함께  변화에 대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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